제 755 호 천 원으로 생활비 부담 줄인다... 천원매점 인기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거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일부는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천원매점'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학생을 위한 천원매점
'천원매점'은 고물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겪는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먹거리와 생필품을 시중가격보다 9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경기도의 복지 사업이다. 즉석밥, 참치 통조림, 컵라면과 같은 간편식부터 샴푸, 클렌징폼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약 30여 종의 물품을 4개 묶음 단위로 구성해 단돈 1,0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시중가로 약 1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한 주에 두 번씩 매점을 이용할 경우, 한 달 기준으로 약 8만 원의 생활비 절감 효과가 있다.
천원매점은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현재는 경기도 내에 위치한 가천대학교와 평택대학교 두 곳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가천대학교는 학생회관 내 복지 공간에, 평택대학교는 학생관 1층에 매점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입장 전 헤이영 캠퍼스 앱 내 모바일 학생증으로 인증을 거쳐야 해서 외부인이나 휴학생은 이용할 수 없다. 하루에 한 번만 이용할 수 있고, 결제는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하다. 운영 시간은 가천대학교가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평택대학교는 매주 화·수·목요일에 가천대학교와 같은 시간대다.
학생들의 반응은
▲천원매점 앞에 줄을 선 학생들(사진: https://www.yna.co.kr/view/PYH20250903133500061)
학생들의 반응은 뜨겁다. 천원매점의 개장 전부터 매점 앞에는 물품을 구매하려는 학생들로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한다. 일찍 줄을 선다 해도 줄을 선 모든 인원이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평택대학교 관계자는 매장의 혼잡도를 막기 위해서 시간당 입장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하고, 하루 전체 이용객도 200명으로 정해두었는데도 정오쯤이면 항상 물건이 없어 영업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이유는 단순히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만이 아니다. 매점이 기획되고 운영되는 전 과정이 ‘학생’ 중심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매점 안의 모든 물건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소비 부담을 덜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물품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학교 측은 매점에 들일 모든 상품을 편의점 판매량과 학생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하였다.
매장 관리는 물론이고 물품 발주나 재고 관리도 학생회가 담당하면서, 천원매점은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장소가 되었다. 학생회 주도의 운영을 위해 평택대학교와 가천대학교 학생회는 천원매점 운영 전 협동조합을 설립한 바 있다.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구조적 연속성 확보뿐만 아니라, 학생 주도로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연대의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천원매점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저렴하게 물건을 구할 수 있어 좋고, 운영하는 학생회 소속 학생들도 학교 내 ‘작은 매점’을 직접 운영하며 실전에서 경영을 배울 수 있다. 운영진들은 매출과 상위 품목을 검토하고, 판매 실적이 저조한 품목은 발주 중지를 할지 고민한다. 평택대학교 비상 대책 위원장인 신유성 학생은 라면이나 통조림 햄 등 레토르트 식품이나 소포장 된 클렌징폼 등은 인기가 많은데 샴푸나 바디워시와 같은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물품들은 판매량이 저조해서, 학생들의 반응이 좋은 품목을 더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한 노력
▲천원매점 이미지(사진: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8119)
평택대학교와 가천대학교의 폭발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확대되기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운영 자금’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 천원매점은 NH농협은행 경기본부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기도 사회복지 협의회에 지정 기부한 3억 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구매비와 운영비를 고려할 때 매출이 매우 낮은 천원매점의 구조상 적자가 불가피하며, 3억 원의 기금조차 올해 연말에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평택대학교나 가천대학교가 매점 운영을 확대하거나, 다른 대학에도 매점이 입점된다면 부담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단기적인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하여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평택대학교는 평택시와의 협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경기도 역시 NH농협은행 이외의 기부처를 물색하며 지속 가능한 복지 사업 전환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는 복지 사업들
한편, 천원매점 외에도 대학생들의 생활비와 식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여러 복지 사업이 존재한다. 이미 많은 대학에서 시행 중인 천 원으로 아침밥을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이나, 우양재단이 시행 중인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식비를 지원하는 ‘청년 밥상 장학’ 같은 민간 복지 프로그램도 있다.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들에게 매월 대중교통 이용비 30%를 환급해 주는 ‘K-PASS 청년 환급’처럼 식비가 아닌 분야의 지원도 있다. 지자체 차원의 복지도 많으니, 자신에게 해당하는 복지 지원 사업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신청한다면 좋을 것이다.
경기도의 천원매점이 자금 문제를 해결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이어간다면, 향후 다른 지자체와 대학에서도 비슷한 모델을 도입해 전국 단위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다른 지역과 대학으로 확산되어 더 많은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에서 벗어나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우리 대학은 경기도 소재 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천원매점 운영 문의 대상은 아니지만, 우리 학교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가 도입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오도연 기자, 조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