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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사회

제 741 호 2030 세대의 새로운 건강 트렌드, 저속 노화

  • 작성일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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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92
김지연

2030 세대의새로운건강트렌드저속노화


  2030 세대의 건강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갓생’을 외치며 밤을 새우거나 일주일에 운동을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이가 대다수이다. 신선한 식자재를 직접 사서 요리해 먹거나, 야채나 과일 같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음식보다는 싸고 간편한 가공식품과 배달음식을 섭취한다. 이러한 생활습관과 식습관은 단순한 비만,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성인병으로 이질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 ‘202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30 세대의 비만율은 2010년 각 20.5%(19~29세), 31%(30~39세)에서 2022년 31.1%(19~29세), 39.8%(30~39세)로 증가했다. 단순한 건강 악화가 아닌 심각한 성인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간헐적 단식, 과일 채소식단, 원푸드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의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최근에 새로운 등장한 건강트랜드로 저속노화가 주목받고 있다.

저속 노화란


  2024년 기준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여성 86세, 남성 80세이다. 반면에 실제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수치인 건강수명은 70.5세로 기대수명만큼 높지 않다. 인생의 20년은 아픈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통계청 ‘2022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30 세대의 비만율은 2010년 대비 약 10% 가까이 증가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2005년 대비 2021년 남성은 3.5배, 여성은 3.0배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아산병원 노년 내과 의사인 정희원 교수가 X(구 트위터)에 저속노화 식사법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2030 세대에 저속 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기대 수명에 못 미치는 건강 수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성인병이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많은 2030 세대가 저속 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노화가 얼마나 건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척도를 가리켜 내재역량이라고 부르고 있다. 나이에 비해 향상된 내재역량을 가진 사람은 노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은 노화 속도가 빨라 젊은 나이에도 만성질환을 겪을 수 있다. 이때 내재 역량을 결정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삶의 방식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속 노화란 내재 역량을 높여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삶의 방식, 선천적인 노화 요인은 피할 수 없지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천천히 나이 들어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긍정적인 인생관과 저속노화 식단

  저속 노화는 식습관, 생활 패턴, 마인드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식습관은 흔히들 말하는 저속 노화 식단(MIND 식사법)으로 노화를 늦추는 음식 위주로 구성된 식단이다. 주로 잡곡밥과 신선한 채소, 단백질 등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액상과당이나 단순 당류, 밀가루나 흰쌀밥 같은 정제곡물이 아닌 현미·렌틸콩·귀리 등의 잡곡을 섞은 밥과 두부·나물·생선 등의 반찬, 신선한 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뇌 건강, 치매 예방과 관련된 음식과 영양소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장수를 강조하는 지중해식 식단과 성인병에 집중한 대시(DASH) 식단과 다르다. 그렇기에 뇌 건강은 물론이고 체중과 혈당 조절 등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남들이 10년 나이 드는 동안 2.5년만 노화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래 표를 참고하여 현재 본인의 식단을 점검해 보도록 하자.

▲저속 노화 식단 점수표 (사진:https://blog.naver.com/womansenseofficial/223646078713)


  생활습관으로는 유산소/근력 운동, 금연/절주, 충분한 수면 등이 있다. 저속 노화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삶에 대한 마인드셋으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켜 서서 자극적인 음식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도파민을 추구하기보다는, 독서와 운동과 같은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도파민을 추구하는 것이다.


▲저속 노화 실천 방식 (사진:https://www-dbpia-co-kr.libproxy.smuc.ac.kr/pdf/pdfView.do?nodeId=NODE11840882)


  저속 노화 방식의 가장 큰 효과는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는 만성질환의 시점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2030 세대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은 나이에 저속 노화와 관련된 습관을 만들어 두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우리나라의 연구 결과를 보면, 66세 한국인 96만 8885명의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노쇠 정도에 따른 10년 내 사망률과 노화에 따른 질환 발생률을 추적/관찰한 결과 젊을 때 가속노화 습관이 든 사람은 10년 뒤인 76세 때 사망 위험이 4.43배나 더 컸으며, 장기 요양 간병인의 도움을 받을 확률은 11배나 됐다.

저속 노화 유행의 산업적 측면


  저속노화 트랜드는 산업적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저속 노화가 다양한 품목을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식품뿐만 아니라 피부, 생활습관, 뷰티까지 연결된다. 실제로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들어 ‘햇반 곤약밥’의 판매량은 월평균 23.5% 증가했다. 올리브영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고려하여 슬로우 에이징(저속 노화) 관련 기획전을 열어 작년 대비 67% 가까이 슬로우 에이징 관련 상품의 매출을 높였다.

▲ 슬로우 에이징 관련 올리브영 기획전(사진: https://biz.heraldcorp.com/article/3851282)


대학생 건강 위기, 저속 노화로 해결


  2030 세대의 건강 문제에 대학생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대학생이 불규칙한 생활 패턴과 식습관 문제로 병을 앓고 있다. 그러나 주거 비용, 교육비, 식비 등 전체적인 물가 상승으로 매번 건강한 식사재를 구입해서 요리해 먹거나 비싼 비용을 주고 건강을 관리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건강을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 볼 수 있는 절식과 규칙적인 기상과 취침 시간, 충분한 수면 시간을 실천해 볼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대학생은 다양한 영양소를 갖춘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해 먹기보다는, 편리하게 구매해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배달음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식습관은 몸 안의 세포를 손상시키고 성인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 절식은 다양한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신체의 오토파지(자가포식)라는 기전을 작동시키고 이는 몸의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손상된 세포소기관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다. 깨끗한 세포 환경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규칙적인 기상과 취침 시간, 충분한 수면 시간은 저속 노화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실천해 볼 만하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첫걸음, 저속 노화


  기대 수명이 점차 높아지면서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속 노화는 단지 특정 시기의 유행이라기보다는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불규칙한 생활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2030 세대에게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