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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제 719 호 [순간포착] 잠시 쉬어 가도 괜찮아

  • 작성일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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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196
양시원

잠시 쉬어 가도 괜찮아


사진 속 장소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가족마당의 한 곳이다. 촬영 중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비눗방울이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바람에 몸을 맡겨 휘날리는 비눗방울은 자유로운 영혼 같았으며 그에 몸을 맡겨 신나 하는 아이들 또한 눈동자 속 즐거움이 훤하였다. 성인과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짊어지고 다시금 서울숲을 찾아가니 무척이나 감회가 새로웠다. 마치 내 자신이 동심으로 돌아가 비눗방울의 움직임에 발맞춰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느꼈다. 대학교라는 캠퍼스의 낭만만을 바라보고 학창시절부터 피땀 흘려가며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잠깐의 숨을 불어넣어 주는 달콤한 휴식 시간이었다. 더불어 사진 속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비눗방울 인지, 사람인지, 사진 밖의 무엇인지 모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점도 있어 시각적 재미를 더하는 듯하다.

보통 학생의 시각에서 보자면 논다는 것은 신분에 맞지 않고 공부에 방해가 되며 소중한 시간을 버린다고 하여 시간 낭비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물론 이것 또한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무조건 노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점을 가볍게 여기기만 한다면 친구와 잠깐 만나 수다를 떠는 것부터 시작해 좋아하는 상대를 만나는 것까지 사치이며 결국 그 끝에서는 시간의 개념 자체를 사치로 귀결될 수밖에 없게 된다.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며 그 시간은 개개인의 열정과 애정이 담긴 것들이기에 존중받아 마땅하다. 때문에 여가 시간을 갖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 또한 삶의 일부분이며 열차가 정류장을 하나씩 거쳐 가며 천천히 길을 밟아가듯이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앞과 뒤를 돌아보며 한 발씩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슴우들도 한 번씩은 잠시 쉬어 가기도 하고 취미나 여가 생활도 즐겨보며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며 보듬어 줄 수 있는 기량을 가진 학우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시원 기자